성공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최근에 아주 인상깊게 읽은 책이 있다. 독서모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바리"라는 모임엣서 알베르토 사보이아의 저서인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원제:The right it)라는 책을 주제로 담론을 나눴다.
이 책에는 '생각랜드'와 '될 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영어를 번역한거지만 참 와닿도록 잘 번역한거라고 생각한다. 책 내용에서 '생각랜드'란 자신의 머릿 속에서의 상상이 성공할것 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을 뜻하며, '될 놈'이란 유능하게 실행할 경우 시장에서 정말로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뜻한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 때, 하지만 뭘해야 할지 모를 때, 우리는 '생각랜드'에 의존하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핫플레이스에 가보기도 하고, SNS를 찾아보며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효율적이기는 하나 효과적이지는 않다. 그곳은 누구나 접근 가능하기때문에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자신에게 딱맞는 정보는 얻지 못한다. 자고로 정보가 중요한 것은 그 희소성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것은 그렇게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없다.
우리의 관점자체를 바꿔야 한다.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길을 나서는게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장에 들여놓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길을 나서야한다. 쉽게 말해 먼저 생각을 해보고 그게 먹힐지 안 먹힐지 확인하는 것이다. '될 놈'이라는 것은 어떠한 가설을 새우고 그 가설이 맞는지 실행하는 과정속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라는 표현에 주목해주길 바란다. 그렇다. 밤낮으로 많은 것을 본다고 해서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랜드'를 가다듬고 수정하여 세상을 바라보면, '될 놈'이 만들어진다. 개선하는 과정 속에서 그것이 성공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더 많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떠한 생각이라도 좋으니, 그것을 단지 '생각랜드' 속에서만 머무르게 할것이 아니라 세상에 확인을 해보아야한다. 그것은 단순히 공백을 채워주는 아이디어 일수도 있고, 칠흑같은 심연에서 시작해야하는 아이디어 일 수도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생각'이 아닌 '실행'을 해야한다.
무언가를 시작할때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명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벤과 로이는 어느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같은 날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놀라울 만치 비슷했다. 교육 수준,배경, 은행 잔고가 완전히 똑같았다. 두 사람의 유일한 차이점은 다음의 이야기에서 나온다.
일을 시작한 첫날, 벤은 온종일 다른 판매원들을 관찰하고 판매에 관한 책을 읽는데 시간을 쏟았다. 벤은 자신이 문제를 일으킬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손님과 대화도 해보지 않고 그 전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반면 로이는 바로 눈앞에 놓인 한 가지 문제를 보았다. '손님이 자동차를 사게 만들어야 한다'였다. 그래서 로이는 첫날부터 온종일 손님에게 구매를 부추겼다.
그는 곧 자신이 아주 형편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님들이 자신의 세일즈 피치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날 밤 로이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또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구글에 몇 시간동안 검색했다.
첫날 두 사람은 모두 자동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다.
다음날 벤은 다른 지역의 판매원이 결함이 있는 차를 팔았다가 고소 당했다는 뉴스를 봤다. 사장은 대리점에 결함이 있는 차는 없다며 벤을 안심시켰지만 그는 자신도 똑같은 문제로 고소당할 것을 걱정했다 벤은 그 뉴스에 온통 정신이 쏠려 둘째 날은 자동차 결함에 대해 배우고 자기가 맡은 구역의 차들에 결함은 없는지 전부 조사하며 하루를 다 보냈다.
한편 로이는 자신의 유일한 문제인 자동차 판매에만 관심과 노력을 쏟았다. 그는 지난밤에 세일즈 피치를 효과적으로 바꿀 비결을 조사해서 배웠다. 덕분에 로이는 그날 아침에 차 한대를 팔 수 있었다. 두 대를 더 팔 뻔했지만 협상을 하다 손님들을 놓쳤다. 로이는 자신이 해결할 새로운 문제가 협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로이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협상하는 법을 공부하는데 집중했다.
둘째 날, 벤은 차를 한대도 못 팔았고, 로이는 한 대를 팔았다.
다음 날 벤이 로이에게 말을 걸었을 때 로이는 협상이 골칫거리라고 했다. 그때까지도 벤은 단 한 명의 손님과도 대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든 하기 전에 일단 협상하는 법부터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날 벤은 또 하루 종일 대리점을 돌아다니며 다른 판매원들에게 협상하는 법을 물었다. 반면 로이는 훌륭하게 세일즈 피치를 하고, 또 손님과 협상할때 가죽 시트 가격을 할인해 주면 판매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알게 된 덕분에 차 네 대를 팔 수 있었다.
셋째 날 벤은 여전히 한 대도 팔지 못했꼬, 로이는 네 대를 팔았다.
다음, 로이에게 전날 차를 산 손님이 화가 나서 찾아왔다. 로이가 차를 파는 데만 급급해서 차량의 세부 사항을 잘못 설명한 것이다. 로이는 손님에게 사과하고 환불해 줬다. 이 모습을 보고 벤은 자신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그날은 온종일 대리점에 있는 모든 차량의 세부사항을 암기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벤이 차량의 세부 사항을 암기하는 동안 로이이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한 뒤 전날과 똑같이 판매했다. 덕분에 로이는 6대를 팔 수 있었다.
넷째 날, 벤은 한 대도 팔지 못했고, 로이는 여섯 대를 팔았다.
닷샛날, 벤과 로이는 대리점 사장의 사무실로 불려 갔다. 당시 로이는 실수는 좀 했지만, 11대의 차를 판 상태였다. 게다가 문제를 직접 처리했기 때문에 실수했을 때 해결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반변 벤은 실수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차도 전혀 팔지 못했다. 벤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은 많이 알고 있었다. 실제로 필요한 조치와 관련해서는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사장은 로이에게 보너스 봉투를 건냈다. 판매 실적에도 고마워했다. 또 지금까지 대리점에서 일한 사람 중 가장 일을 잘하는 판매 사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사장은 벤을 쳐다보며 말했다.
"벤, 우리에게는 판매 실적을 올릴 사람이 필요해요. 왜 이번 주에 단 한대도 팔지 못한 거죠?"
벤이 대답했다.
"저도 제가 한 대도 팔지 못한 걸 알아요. 하지만 손님들께 아무 실수도 안 하도록 대비하고 싶었어요. 다른 판매원들이 화가난 손님 때문에, 차량의 세부 사항을 깜빡해서, 또 소송 때문에 곤란을 겪는 걸 봤어요. 저는 그런 문제드리 발생하기 전에 확실히 예방하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사장이 이렇게 대답했다.
"벤, 당신이 지금껏 제기한 문제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가끔 손님들이 화가 나서 찾아오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우리는 한 번도 자동차 결함으로 고소당한 적도 없고요. 당신이 집중할 것은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들이 아니라, 무엇이든 현재 눈앞에 놓인 문제입니다. 지금 당장은 차를 파는 일이 되겠네요. 오늘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하면, 당신을 해고할 수 밖에 없어요."
그날 내내 벤은 차를 팔려고 노력했지만, 로이가 첫날 겪었듯이 똑같은 현실의 문제에 부딪혔다. 구매를 권유하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벤이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즉 차를 한대도 팔 수 없음을 의미했다. 퇴근 무렵 벤은 실적 부진으로 해고당했다. 반면 로이는 그날 7대를 더 팔았다. 그리고 한 달도 안돼서 대리점에서 가장 잘나가는 판매 사원이 됐다. 매일 당면한 문제에만 집중해서 해결할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달 말에 로이는 대리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세일즈 피치를 하게 됐다. 그때까지 몇 가지 큰 실수를 했지만, 그는 실수들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하면 공부 먼저 시작한다. 이를테면, 책상에 앉아 관련서적을 찾아보는 것과 같은 공부 말이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공부 하는 것이 진정으로 도움이 될까? 물론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토대를 세우는 것에는 충분히 도움될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공부는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생각 할 시간이 많아지면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당장 실행에 옮기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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