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사람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그 중 하나가 '신뢰'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기업 총수가 자식에게 후계자 자리를 세습한다던가, 회사의 중요한 자리에 자신의 지인을 임명한다던가 또는 학교 동문에게 일감을 몰아준다던가. 이러한 혈연, 지연, 학연으로 조직된 사회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자신이 해 온 노력이 쓸모없다고 느낄 만큼 허탈감을 느낀다. 실력이 아닌 인맥이 중요시 되는 사회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단언컨대 이러한 세습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오히려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이 정치적갈등, 남녀갈등, 세대갈등이 극심한 상황 속에 당신이라면 누구를 신뢰 할 수 있겠는가.
신뢰와 신용
여기서 잠시 '신뢰'와 '신용'이라는 단어의 의미차이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신뢰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믿고 의지하다' 하다라는 뜻이며, 신용은 '어떤 말이나 행동을 믿을 만한 것으로 받아들임'이라는 뜻이다. 신용카드를 예로 들어보자. 은행은 당신이 일을 잘하고, 말고는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것에 근거해 카드를 발급해준다. 또 다른 예로 당신이 회사의 사장이라고 생각해보자. 인력이 부족해 직원을 충원해야한다. 수 많은 지원자 중 누구를 고용할 것인가? 당신은 지원자들의 이력서의 학력을 검토해 본 후 가장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다. '신용'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깊은 관계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우리가 회사에 신뢰받고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단지 신용 받고 있는 사람인가인다. 결을 달리해보면 나는 부하들에게 신뢰받고 있는 리더인가 신용 받고 있는 리더인지를 고민해볼 수 도 있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뢰'이다. 다행히도 이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신뢰 또한 마찬가지이다. 강압적이고 구시대적인 회사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추가수당을 받지 않는다면, 주말에는 회사와 관련 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혹여 주말에 회사의 업무가 아닌 회사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무언가를 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업무 중 상사에게 신뢰를 받은 적은 있는가?
"오늘 제가 잘못한게 있습니까? 가차 없이 지적해주시면 개선하겠습니다."라며 노트를 꺼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 대한 쓴소리를 겸손하게 받아적는 그들을 싫어할 상사는 없을 것 이다.
만약 당신이 회사에 신뢰를 줄 수 있다면, 회사는 당신에게 더욱 중요한 일을 맡길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을 오히려 더욱 더 회사의 충실한 개가 되라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사에는 수 많은 직원들이 있고, 그 중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회사입장에서는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우리는 대체할 수 없는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선 회사의 신뢰를 받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신뢰는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관계가 없는 '신뢰'는 존재할 수 없다.
혈연, 지연, 학연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
이전 이야기로 되돌아 가보자. 혈연, 지연, 학연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정말로 지탄받을 일인가? 물론 지탄받아야 마땅한 유착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라면 그들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가? 실력과 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넘치는 이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지 잊고 살아가고 있다. 설득력을 보태기 위해 미국의 유명한 인터뷰 진행자인 래리킹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어린시절 가난한 환경속에서 자란 래리킹은 방송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없는 그를 써줄 방송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래리킹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매일같이 방송국의 문을 두들겼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 온다. 기존에 방송에 출연하고 있던 진행자가 결근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자리는 매일같이 방송국 문을 두드리던 래리킹에게 돌아갔고, 래리킹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만약 래리킹이 하루가 멀다하고 방송국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면 이런기회가 찾아왔을까? 우리는 흔히 이력서나 원서를 넣는 것만으로 자신은 최선을 다해서 어필했다고 착각한다. 물론 매일밤낮을 그와 같은 서류를 쓰기 위해 애썼겠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이 쓴 이력서는 단지 수많은 이력서 중에 한 장이다. 우리는 이력서에 자신의 장점 또는 스팩을 하나라도 더 적으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이력서는 스스로의 단점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도 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당신이 고용주라면 매일같이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녀석에게 기회를 주겠는가 아니면 수많은 이력서 중 한 명인 당신에게 기회를 주겠는가? 긴 세월이 흐른 후 한 젊은 청년이 래리킹에게 다시 물었다. 만약 당신이 인터넷도 없는 옛날과 다르게 모든 사회적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 현대에 다시 방송국에 취직하려면 어떻게 그 첫 발을 내딛겠냐고 물었다. 래리킹은 대답했다. "그때와 똑같이 모든 방송국의 문을 두드릴 겁니다." 이 이야기는 알레스 바나얀이 쓴 "나는 7년 동안 세계 최고를 만났다"라는 책에 쓰여져 있는 이야기이다. 정말 추천하는 책이니 기회가 있다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제품들과 같은 클래식한 물건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온라인 소통으로 관계를 맺는 현 시대에서, 직접 만나는 것보다 중요하게 인상을 남기는 방법은 없다. 직접 문을 두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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